♣...가을은 이상한 계절...♣ - 법정스님 -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금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 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 볼 때, 산다는게 뭘까?
하고 혼자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간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인가 보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의 대중가요에도 속이 빤히 들여다 보이는 그런 가사 하나에도 곧잘 귀를 모은다.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멀리 떠나 있는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깊은 밤 전등 불 아래서 주소록을 펼쳐 들고 친구들의 눈매를 그 음성을 기억해 낸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 주고 싶다.
한사람 한사람 그 얼굴을 익혀두고 싶다. 정답게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도록
이 가을에 나는 내 이웃들을 사랑해 주고 싶다.
단 한 사람이라도 서운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가을은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여라" 중에서..글이 좋아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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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과 음악은 인터넷에서 모셔왔습니다.-